# 급습 한파를 녹인 지하철 인정

지하철을 타려 서너 계단을 내려가면 기분이 좋아진다. 따가운 여름 햇살을 막아주고 찌는 더위에 헉헉대는 심신을 시원한 바람으로 식혀준다. 그 뿐인가? 먹먹한 소음도 재워준다. 시간 약속도 잘 지켜주는 열차가 있어 마음 든든하다. 그래선지 낮은 곳으로 내려가면 마음까지 편안해진다.

갑작스런 한파가 몰아친 11월 3일, 추동복으로 갈아입었어도 손이 시리고 몸은 떨렸다. 그런데 지하철역으로 서너 계단 내려가니 아랫목 솜이불 같은 훈훈한 바람이 몸을 감싸준다. 승차카드를 충전하고 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지하철 역무원이라며. 지갑을 보관하고 있으니 찾아가란다. 주머니를 만져보고는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가 지갑을 주웠단다. 처리 절차상 필요하니 인적사항을 적어주라면서 "귀찮게 하지요?" 한다. 친절하기까지 한 광주광역시 108번 돌고개역 역무원들의 훈훈한 인정에 성급했던 추위도 빙긋이 웃고 갔다.
